만릿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하여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 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눈감을
그런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함석헌 선생...
2006년 4월 29일...목사 안수를 받는 날이었습니다.
떨렸고 설레었고 긴장했었습니다.
다섯 명의 신참 후배 목사들에게 노회장 목사님의 짧은 격려의 말씀이 아직 생생합니다.
"목사님들...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사랑의 대상입니다..."
'참 맞는 말씀이다...'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마음 한켠 서글퍼지고 허전해지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네요. 그래도 믿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이고 사람이고 또 사람인데......
청년부 설교를 준비하다가 이 글이 생각나서 이렇게 올립니다.
아마 내일 설교는 밥이 아니라 죽이 될 것 같네요...이렇게 생각이 다른데 가 있으니......
호평교회 모든 길벗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그 한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